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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베 켄조 경감 1, 2회-트릭 마니아라면 놓칠 수 없는 스핀오프

일드리뷰/기타 일드

by 조각창 2010. 4. 20.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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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마 유키에와 아베 히로시가 출연한 일드 <트릭>을 모르는 이라면 일드에 관심이 없는 분일 겁니다. 그만큼 일드의 전설 같은 존재인 <트릭>에 등장했던 볼품없고 운만 좋았던 야베 켄조를 주인공으로 한 스핀오프가 만들어졌습니다.

트릭의 감성에 한없는 즐거움을 담았다


야베 켄조 - 나마세 카츠히사
아키바 겐지 - 이케다 테츠히로
카츠라 미하라 - 칸지야 시호리
사쿠라기 켄이치 - 스즈키 코스케


가발을 쓰고 다니는 야베의 가장 큰 단점이고 골치는 역시 가발입니다. 그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은 모습은 이제 그를 상징하는 하나의 캐릭터가 되었습니다. 그가 어떻게 경감이 되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무능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존재입니다.

그와 함께 콤비로 활동하는 부하 직원 아카비는 정말 아까워서 보기 힘들 정도로 무능의 극치를 보이며 야베를 보필하는데 모든 것을 받칩니다. 바로 이런 말도 안되는 인물이 극의 중심에 들어서며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만들어내고 현명하지만 주목 받지 못하던 주변인들이 사건을 해결하는 전형적인 방법이 <야베 켄조 경감>에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첫 시작부터 역대 최고의 테러리스트들에게서 도시를 구하라는 특명을 받게 되는 그는 얼렁뚱땅의 대명사처럼 대충 상황을 모면하려고만 하지요. 현장 업무가 아닌 사무직 카츠라와 사쿠라기가 모든 사건을 해결하는 역할로 등장합니다.

마치 <트릭>의 나카마와 아베의 결합을 연상시키는 이들은 전직 형사의 딸이 카츠라의 재치와 엉뚱함에 사쿠라기의 제법 센스 있는 추리력에 근간해 사건을 해결해내곤 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트릭>에서도 그랬지만 사건의 해결될 즈음 모든 것을 자신이 추리한 그대로라며 뻔뻔스럽게 자신의 공으로 돌리는 야베의 능력은 타고났다고 보는 것이 가장 적합할 정도록 탁월하기만 합니다.

1회에서는 최고의 테러리스트인 레드울프를 잡기 위해 수사반이 꾸려지는 상황에서 책임을 회피하려던 그가 중요 장소인 온천 여관으로 향하는 이유는 단 하나 발모온천이었기 때문이지요. 이미 레드울프의 접선 장소로 알려진 여관으로 사무직인 카츠라와 사쿠라기가 잠복근무를 하기 위해 잠입 수사를 펼치기 시작합니다.

그들이 모두 모인 상황에서 여관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나고 범인을 찾기 위해 그들을 머리를 모읍니다. 그러나 열려있지만 완벽한 밀실살인인 이 사건을 풀어내는 게 그리 만만하지 않지요. 다른 곳에 정신 팔린 야베와는 달리 전직 유명한 형사의 딸인 카츠라는 아버지가 남긴 사건 수첩을 바탕으로 사건을 해결해 나갑니다.

이런 과정들을 미드 24시를 패러디 하듯 타이머를 배치해 긴박감을 유지하고 엉뚱한 야베와 부하 아카비의 뜬금없는 행동들은 재미를 더해줍니다. 철저하게 우연으로 점철되었지만 억세게 운 좋은 사나이 야베의 활약은 여전하기만 합니다.

2회에서는 러시아 무기 밀매 상에게 세균 폭탄을 들여오려는 야쿠자 조직에 잠입하는 야베의 활약을 그리고 있습니다. 전설의 아베 켄으로 위장해 그들에게 잠입하는데 성공합니다. 말도 안 되는 실력이지만 변신의 귀재라고 명명된 야베는 중요 임무를 책임지기 위한 그의 활약은 어설프고 엉뚱해서 재미있습니다. 

러시아와의 거래를 위해 러시아어를 배우는 야쿠자와 비밀을 경찰에 넘기려는 배신자를 처단해 달라는 조직 보스의 부탁에 어쩔 줄 몰라 하는 야베는 차일피일 시간만 보낼 뿐입니다. 조직원들과 회식을 한 다음날 그들에게 진짜 아베 켄이 등장합니다. 

그 과정에서 보여준 야베의 황당하지만 효과적인 해결 방법은 <트릭> 다운 재미로 다가왔습니다. 이 드라마에서 뭔가 그럴 듯함을 찾거나 정교한 재미를 추구한다면 말도 안 되는 일일 겁니다.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만화책에서 철학을 추구한다면 서로에게 민망 할일이니 말이지요.  

시트콤 같은 경찰 드라마인 <야베 켄조 경감>에서는 일상적인 모습들이 지속 반복되며 캐릭터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항상 전구를 가는 여자와 매번 동경대를 외치는 남자, 경비 계산만 하면 되는 사무직이 사건을 해결하고 모든 공은 야베에게 돌아가는 형식의 패턴은 더욱 이 드라마를 재미있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지요.

<트릭>의 정교함을 버리고 야베의 어설픈 상황 극에 중점을 둔 이 드라마는 그래서 재미있습니다. <트릭>이 시작한지 벌써 10년이라 합니다. 10주년을 기념해 극장 판이 6월에 개봉될 예정이고 스페셜 방송도 TV에서 방영 예정이라고 하지요.

이렇듯 <트릭>의 역사적인 10주년을 기념하는 스핀오프는 <트릭>을 추억하게 하고 다양한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들을 적극적으로 확장함으로서 보다 즐거운 10주년이 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철저하게 엉뚱한 상황 극으로 사건을 풀어가는 이들의 활약은 가벼워서 즐겁기만 합니다.

이 작품이 <트릭>의 스핀오프임을 알려주는 특별한 브릿지 장면들이 등장하지요. 1회에는 야마다가 세 들어 사는 집주인 부부가 등장해 야마다를 언급합니다. 마치 화면 밖에 야마다가 존재하는 것처럼 말이죠. 2회에서는 우에다의 책을 야쿠자가 가지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우에다 선생을 외치며 화들짝 놀라는 야베의 모습에 방긋 웃게 합니다.